♣2004년 11월  28일  대강절 첫 번째  
     성경 ; 사2:1-5, 롬13:11-14, 마24:36-44
     제목 ; 시간은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작성자 ; 정 수 환 목사(j30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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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죽은 사람을 장사(葬事)지낼 때에 선산이나
공동묘지, 또는 공원묘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에 와서는
시신을 화장(火葬)해서 납골당에 모시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묘지가 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가
운데나 예배당 뜰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봉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토장을 한 다음에 십자가나 묘비를 세워
놓음으로써, 그 무덤이 누구의 묘인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루는 묘지를 돌면서 묘비에 써있는 글들을 읽
다가 어떤 묘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묘비에 써
있는 글이 아주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묘비는 단 세 줄로만
써 있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
었답니다.’ 그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줄에는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답니다.’
    이 글을 읽자, 그는 ‘이게 그냥 재미로만 쓴 글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고서 긴
장된 마음으로 세 번째 줄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제 당신도 나
처럼 죽을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죽을 준비’, 어쩐지 우리로 하여금 엄숙하게 만드는 말이 아
닌가 싶습니다. 그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한 번은 맞이해야
하는 죽음, 그런데 그 죽음에 대한 준비를, 우리는 그동안 너무
나 소홀히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코
장난처럼 여겨서는 안 되는 귀중한 죽음인데도, 우리는 평소
죽음에 대해서 남의 일로만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선생은 로마서 13장에서 ‘시간은 종말을 향하여 달려가
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어성경’에서 그렇게 번역하고 있
는데, 아주 실감나는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흔히 ‘세
월이 쏜살같다’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화살이 날
아가는 것처럼 세월이 빠르다’는 뜻입니다.
    쏜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는, 쏘는 사람과 화살의 종류에 따
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양궁의 경우는 평균 시속 235Km라
고 합니다. 고속버스보다 두 배 빠른 속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입니다. 그러니까, 시간은 달려가는 정도가 아니라 날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월이 빠르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
게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잘 활용해야 합니다. 바
울선생은 ‘시간은 종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밤은 깊었고, 주께서 오실 날이 가깝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주님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하
는 말씀은 ‘죽을 준비를 하라’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
런고로 주님께서 언제 다시 오실는지 모르는 것처럼, 우리의
죽음도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죽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늦가을 아니면 초겨울이 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대강절을 맞
이하게 됩니다. 대강절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면서 주님 맞을
준비를 하는 기간입니다. 낙엽이 다 지고 찬 바람이 스산하게
부는 이 때쯤에 우리가 대강절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참으로
의미가 있고 적절한 교회절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때쯤 우리는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
문입니다. 인생으로 치면 황혼기라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죽음
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 우리 마음에 와 닿고
있습니다. 아무리 삶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는
사람일지라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 시기인데, 그
런 때에 우리는 대강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옛날 어느 집에서 하인 한 사람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인에게는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그가 너무나 어리석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주인은 장난삼아 그에게 지팡이
하나를 주면서 “세상에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너보다 더 어리석
은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에게 지팡이를 주고 오라”고 했습니
다. 즉, 이 말은 ‘세상에서 너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하인은 그 지팡이를 받아들고서 “주인님, 제가 주
인님께 한 가지만 물어보고 떠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래서 주인은 “뭘 물어보겠다는 말인가? 어디 한 번 말해보게!”
하고 말했습니다. 이에 하인은 말하기를 “주인님, 주인님은 죽
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요? 세상을 떠날 때에 어떻게 해놓고 가
실 건지 모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주인은
“아니, 그거야 아직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지”하고 답했습니다.
    이때, 하인은 그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사람들
이 하루 여행길을 떠나더라도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법인
데, 하물며 영원의 길을 떠나야 하는 죽음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니, 그게 될 말입니까?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처음
보았습니다. 이 지팡이의 주인은 바로 주인님이 아닌 가 싶습
니다.”하면서 지팡이를 되돌려 주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죽음을 위한 준비보다 더 귀한 일은 없습니다.
평소에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한 사람들은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그다지 당황하지 않을 것입
니다. 그리고 영생에 대한 확신과 천국에 갈 소망을 갖고 살던
사람들은 말기 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게 되더라도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4장에서 ‘노아 시대
때의 사람들은 홍수가 나서 휩쓸려 갈 때까지도, 그들에게 무
슨 일이 닥치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39)’고 하시면
서,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는 죽음에 대해
서 너무나 무심해하고 있음을 한탄하시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노아가 120년을 거쳐서 방주를 만드는 동안, 그 당시 사람들
은 그를 맘껏 비웃고 조롱했습니다. 그리고 노아가 방주를 다
만들어서 들어갈 때까지도, 사람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잔치를
벌이면서 진탕 먹고 마시는 일에만 빠져 살았던 것입니다.
    노아시대뿐만 아니라, 주님이 다시 오시게 되는 날에도, 사람
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
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면, 그때에는 참으로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한 예를 들자면, 두 사람이 밭
에서 일하던 중에, 하나는 데려가고, 다른 하나는 버려둠을 당
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12월 10일에는 저의 중학교 동기들의 모임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에도, 중학교 졸업한 이후에 처음 만나게 되는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그동안은 벌어 먹고사는 일에 너무나
바빠서 동창회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 50을 넘기고 보
니, 옛 친구들이 점점 더 그리워지는 가 봅니다. 그래서 그동안
전혀 참석하지 않고 있던 친구들이 동창회에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동창회 모임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보면, 새카맣던 머리들이
이제는 반백이 되어버린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고인
이 되어버린 친구들도 몇 사람 있습니다. 앞으로 십년 후에는
아마 더 많은 친구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세월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한탄만 하고 있어야 하겠습니까? 그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활용함
으로써 죽을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도둑이 언제 침입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인자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예고 없이 올 것이
다(마24:44)”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곧, 우리의 죽음도 언
제 어느 때에 임하게 될는지 알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고로, 우리는 항상 죽음을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죽음
을 맞이할 준비를 언제든지 하고 있다가, 주께서 오라 하시는
그날에, 우리는 아무 후회나 미련도 없이 이 세상을 떠나서 천
국에 들어가야 합니다. 죽을 준비를 열심히 한 사람일수록, 죽
음이 임박했을 때에 겪게 되는 그 충격이 덜할 것입니다. 만일
죽을 준비를 완벽하게 한 사람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이제부터라도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충실하게 함으로써 기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
하고 천국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님 맞을 준비를 해야 다시 오시는 주님
을 기쁨으로 맞이한 다음에 천국에 들어갈 수가 있을까요?
  
    1.먼저 주님께서 오실 날이 그리 멀지 않고 아주 가까워졌다
는 것을 항상 잊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시편 90편의 기자는 ‘우리의 일생이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