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튼 포드（Ｌｅｉｇｈｔｏｎ Ｆｏｒｄ）는 「레이튼 포드 선교회」의 회장으로서, 이 단체는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온 세상에 전파하는 일을 하도록 젊은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을 격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세계 모든 대륙의 ３７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수백만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였다. 포드 박사는 빌리 그래함 전도 협회의 보조 설교자로 봉사하다가 후에는 이 협회의 부총재가 되었다. 오랫동안 그는 「결단의 시간」이라는 선교 방송 프로에 빌리 그래함을 대신하여 출연하다가 후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의 ＴＶ와 라디오 프로에 매일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Ｔｉｍｅ」지（誌）가 “적극적인 복음을 가장 영향력 있게 전하는 설교자 중의 한 사람”으로 보도한 바 있는 포드 박사는 세계 복음화를 위한 로잔느 회의 의장으로도 봉사하고 있다. 그와 그의 아내 진（Ｊｅａｎ）은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들을 함께 해 나감으로써 우리 주님을 섬기는 가운데에, 나와 나의 아내 보네트의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１９８１년 맏아들 샌디를 잃은 것에 관한 다음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주님의 신실하심과 주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데 대한 이들 부부의 따뜻한 간증에 우리와 마찬가지로 당신도 큰 감동을 받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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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또한 시간은 복병（伏兵）을 만들어 놓는다고도 한다. 쌀쌀하고 청명한 캐롤라이나의 어느 날 오후, 마이어스 파크 고등학교를 지나가면서 나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 옛날의 기억들에 사로잡혔다.
나는 차를 세워 놓고 내려서, 그 애가 그렇게 여러 번 육상 경주를 벌이곤 했던 운동장 트랙을 거닐기 시작했다. 샌디가 마지막 경주를 한 지도 어언 ７년이 흘렀고, 우리를 영원히 떠나간 지도 ３년이 넘었다….
그 날은 몹시 분주했던 여행이 끝난 지 몇 주가 지난,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날이었다. 아내 지니와 나는 집에서 함께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아홉 시가 좀 지났을 무렵 전화벨이 울렸다. 한 여자의 목소리가 “거기가 포드 씨 댁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여자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저는 채플 힐에 있는 메모리얼 병원의 의사 브레이질입니다. 댁의 아들 샌디가 심장 발작을 일으켜서 지금 여기 메모리얼 병원에 와 있습니다. ”
전화가 끊어진 후 죽음과 같은 정적 속에서 우리는 이 믿을 수 없는 일에 대해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있었다. 막내 아들 케빈이 ‘영 라이프’（Ｙｏｕｎｇ Ｌｉｆｅ） 집회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그때까지도 우리는 얼이 빠져 있는 상태였다. 우리는 그 애에게 샌디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 다음 딸 데브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알렸다. 딸애는 울음을 터뜨렸다.
지니와 나는 즉시 함께 병원으로 가 볼 것인지 아니면 나 혼자 가 볼 것인지 잠시 의논을 했다. 하지만 그 의논에는 요점이 없었다. 우리는 아침에 떠나기로 했다. 나는 샌디의 첫 번째 심장 수술 기록이 적힌 파일을 끄집어냈다. 한쪽에 치워 놓고 ６년 동안이나 잊어버리고 있던 기록이었다. 오래된 악몽이 되살아났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 샌디는 수술에 들어갔다. 의사들은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힘든 수술이 될 거라고 말했다. 샌디는 오전 ７시 １５분에 수술실로 실려 들어갔다. 우리는 아침 내내 그리고 오후 내내 기다렸다. 수술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오후 ６시 ５０분에 대기실 문이 열렸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의사가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태도 역시 그랬다.
그는 조용하고도 신중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술을 끝마쳤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바로잡았다고 했다. 그런데 샌디에게서 인공 심폐기를 떼어 낼 수 없었다고 했다. 그 순간 끔찍한 사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샌디의 심장이 뛰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최악의 상태를 준비했다. 샌디에게 문제가 생겼다. 그 애는 죽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함께 모여서 기도했다.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속속 도착했다. 우리는 전화하고 기도하고 울부짖으며 서로를 붙잡아 주면서 마치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한 시간을 보냈다.
나는 옆방으로 가서 기도했다. 이번에는 샌디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기도했다. 그러자 갑자기 평강과 힘이 파도처럼 내게 밀려들었다. 나는 조용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데브와 지니를 붙들었다. 오후 내내 우리를 감싸고 있던 그 끔찍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기는 했지만,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한동안은 그 불안감이 제어되는 듯했다.
오후 ８시가 좀 지나 문이 열리고 의사가 들어왔다. 그들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우리는 그들의 표정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드님은 아직 수술대 위에 있습니다. ”
마음을 진정하고 사태를 파악하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지니는 물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지요？」
“그렇습니다, 부인. ”
의사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트랙의 출발선을 지나면서 나는 샌디가 인생을 다시 출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고통과 상처를 겪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도 우리는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랄 것인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샌디를 볼 수 있다. 그 애가 어떤 모습일 것인지 보거라. 하지만 꼭 21년 동안뿐이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상상해 보라.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물어보나마나이다. 우리는 그 애를 소유했을 것이다. 몇 번이라도.
３년 전만 해도 우리가 그 애를 이렇게 그리워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세상에 자녀의 죽음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몇 주일 혹은 몇 달만 지나면 고통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지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애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너무나도 보고 싶다. 날아갈 듯 빠르게 트랙을 도는 그 애의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당황스러울 때면 고개를 홱 숙이곤 하던 모습이 보고 싶다. 무언가 생각에 잠길 때면 양미간을 만지작거리곤 하던 모습이 보고 싶다. 다리를 벌리고 긴 손가락을 꽉 여며 쥔 채 기도하는 모습,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손가락을 올렸다 내렸다 혹은 오므렸다 벌렸다 하던 모습이 보고 싶다. 그러나 죽음의 고통이 모든 것을 끝내 버렸다. 결코 전과 같아질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졌다. 우리는 이제 조금은 자유롭게 샌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가족으로서 우리는 그 애가 가끔 재미있는 모습을 보이곤 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애의 사진을 보는 것만은 여전히 힘들다. 데브는 그 애의 일기（日記）를 읽지 못한다. 그 애가 세상을 떠난 후 석 달이 지나자, 아내 지니의 눈꺼풀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모두들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 같지는 않다. 그리고 문제는 아직도 찾아오고 있다.
나는 트랙의 마지막 커브를 돌아 “가라 무스탕”（Ｇｏ Ｍｕｓｔａｎｇｓ）이라는 싸인이 적혀 있는 녹색 담을 지났고 점수 게시판을 지났다. 결승점에서 ２０ｍ쯤 떨어진 지점에서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결승점에 이르렀을 때 그 애의 다리는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왜？ 그 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 애의 심장이 왜 잘못되었던 것일까？ 무엇보다도, 그 애의 심장에는 왜 결함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왜 그 애는 치유가 되지 않은 것일까？
“선한 사람이 죽을 때 그것은 얼마나 큰 손실이며, 누가 그 죽음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샌디가 세상을 떠난 후 첫 번째 주일날 한 신문에 그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의 경주（競走）가 그렇게 갑자기 끝나다니 얼마나 비극적인가”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은
내게 잠깐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비극적’（ｔｒａｇｉｃ）이란 말은 성경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이다.
샌디가 세상을 떠난 후 나는 그 애의 많은 사진들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사진들을 죽음의 관점에서 보느냐, 삶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샌디가 육체적으로 살아서 우리와 함께 있을 때, 나는 그 사진들을 다소간의 관심, 유감, 긍지를 가지고, 그리고 그 애가 자라 가는 모습에 대한 경이감을 가지고 보았다. 이제 그 애가 죽은 후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내 어깨 너머로 “스물한 살밖에 못 살고 가다니 얼마나 비극적인가” 하는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그 애의 일기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비극적인 느낌이 끊임없이 “그 애가 여섯 달 아니 한 달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다시 살 수 있다면” 하고 속삭인다.
따라서 샌디의 진정한 마지막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스물한 살이 끝이라면 그것은 정말 비극이다.
하지만 영원한 세상이 그 애의 종착지라면, 나는 그 애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를 되돌아보면서 그 각 시기를 내가 아직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의 소망인 영원한 세상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볼 수가 있다.
한 장면에서는 죽음이 쓰레기 더미로 이어진다.
또 어떤 장면에서는 죽음이 영광 가운데 휩쓸려 먹혀 버린다.
장성한 아들이 되어 버린 그 아이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나는 영원한 세상의 영광스러운 인물이 된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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