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 요한복음15:13-17 2003. 2. 9 주일 낮 예배
제목 : 너는 내 친구라 찬송 : 53, 29, 487
작년에 흥행에 성공한 <친구>라는 영화는 (전 못 봤습니다만) 작품성은 별것 아니지만 많은 관객동원에 성공할 수 있었는데 그 중요한 원인은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정서적 공감대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 정서적 공감대는 한마디로 그 순수한 친구에 대한 갈망, 우정에 대한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된 갈망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옛날부터 그 친구를 한문으로 知己라고 불렀습니다. 지기란 알지(知)자에다가 자기 기(己)자를 쓰는데 친구란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와 더불어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내 마음을 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참 친구라는 겁니다.
이런 친구들을 우리는 예로부터 "죽마고우"라고 합니다. 竹馬故友가 뭡니까? 어떤 사람은 죽마고우를 "죽치고 마주앉아 고스톱 치는 우정의 친구"라고 부르더라구요 이런 친구가 많은 사람은 참 좋을 것입니다. 잠18:24에 "많은 친구를 얻는 자는 해를 당하게 되거니와 어떤 친구는 형제보다 친밀하니라"고 했습니다.
본문의 말씀은 주님께서 공생애 마지막 순간에 다락방에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겨 주신 말씀입니다. 요13:-16:장까지가 바로 이 다락방 강화에 속합니다. 다락방에서 성만찬 후 한참 교훈을 베푸시다가 갑자기 예수께서 제자들을 돌아보시면서 너희들은 이제부터 나의 종이 아니라 너희들은 내 친구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유대나라의 문화적 정서는 한국과 비슷한 게 많습니다. 스승과 제자는 거의 주종관계에 비교될 수 있습니다.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제자들을 보고 너는 내 친구라니 깜짝 놀랄 일입니다.
너는 내 친구라니 도대체 친구란 무엇입니까? 오늘 우리는 친구의 의미를 정의하기보다는 이 친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1. 친구는 선택됩니다.
우리는 일생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중에 몇 사람만이 나의 친구로 선택됩니다. 이렇게 선택된 친구들은 서로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기도하고 받기도 합니다.
잠27:17에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고 했습니다. 서양 속담에도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기를 원한다면 친구를 보라"고 했습니다.
일생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합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구원을 위해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선택하는 것,(물론 주님이 먼저 우리를 예정하시고 선택했지만) 그를 구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선택은 배우자의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생을 함께 해야하는 내 아내, 내 남편을 선택하는 선택처럼 중요한 선택은 없을 것입니다. 기도 많이 하면서 택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다음은 친구의 선택인데 이 선택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친구를 잘못 선택하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망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가 친구를 선택해야 합니까?
본문15-16절에 보면 12제자들에게 "너희는 내 친구라”고 하시더니 16절에서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라고 했습니다. 물론 이 말씀은 구원이란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이라는 걸 강조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가 친구를 선택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내게는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참 좋은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친구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를 선택하여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사람이 나에게 친구합시다 하며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어떤 사람에게 가까이 가서 친구가 되어줌으로써 우리가 친구의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친구로 선택한다면 왜 선택합니까? 내가 친구를 택하는 동기와 예수님이 에수님이 우리를 친구로 선택한 동기를 봅시다. 본문16절에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다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운 것이다 그 이유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또 그 과실이 항상 있게 하려고 선택했다는 겁니다.
예수님이 12명의 제자를 자기의 제자로, 그리고 친구로 선택하신 그 중요한 의도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다" 그들의 삶이 열매로 풍성하도록, 그리고 그 열매가 항상 있는 삶을 보고파서 예수께서 그 제자들을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그 제자들을 친구로 선택함으로 자신이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서 친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얻기 위해서 친구를 선택한다면 그 우정은 이기심에 근거하여 상대방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선택일 수가 있습니다. 그런 선택이 순수한 우정으로 발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상대방의 삶 속에 그분의 축복이 되어주기 위해서, 그래서 상대방의 삶이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것들로 풍성하게 되는 것을 보기 위해서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의 삶에 축복이 되어주기 위한 선택, 이것이 참 우정을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덕을 보기 원해서가 아니라 내가 저 사람의 인생 속에 축복이 되어주기 위해서 내가 그들의 친구가 되겠다는 것이어야 합니다.
KBS의 인간극장이란 프로그램에 사지가 멀쩡하고 공부도 많이 한 청년이 장애자를 선택하여 부부의 연을 맺고 사는 걸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지 않습니까? 작은 공동체의 장애인들을 친구 삼고 그들과 더불어 살며 그들의 인생 속에 축복이 되어주기 위해서 선택한 그 길은 얼마나 의미 있는 우정의 선택이었을까요? 참된 우정, 그것은 선택으로 시작됩니다.
2. 참 친구는 비밀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한번 만나고 내가 당신 친구가 되고싶다 라고 했다든지 아니면 내게 우리 친구가 됩시다 라고 했다고 해서그것이 순수한 우정으로 발전해 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별 의미 없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 관계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습니까? 우리의 만남이 진솔한 우정으로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눔이라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나눔이 coffee한잔 나누고 떡국 한 그릇 나눈다고 참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니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속 깊은 내면을 열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비밀을 나눌 수 있는 나눔 이여야 합니다. 이 비밀을 나누지 않는 우정은 깊이 있는 우정이 아닙니다.
"폴 투리니에"라는 분은 인간관계의 성숙을 세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첫 단계는 어린이의 삶의 단계인데 그들에게는 비밀이 없습니다. 그것이 어린이의 특성입니다. 비밀을 절대로 간직할 수 없습니다. 아빠 이건 비밀이야! 해놓고 그 다음에 금방 그 비밀을 말해 버립니다. 둘째는 teen-ager의 단계인데 이때는 비밀을 갖기 시작합니다. 사춘기의 특성은 비밀을 갖기 시작하는 겁니다. 갑자기 부모에게 얘기도 안 하는 비밀이 생깁니다. 그러다가 그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기 시작하는 것이 사춘기의 특색입니다. 이때 좋은 친구를 갖게 되면 건강하게 발전을 하며 그렇지 못하면 매우 불행해집니다.
셋째는 성인의 단계인데 자기의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부부가 돼요. 부부가 뭡니까?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친구입니다. 내 약점도 나누고 아픔도 나누고 좌절도 나누고 실패도 나눌 수 있는 관계, 이것이 부부관계입니다. 아주 특별한 친구입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이런 이성 배우자만으로 우리의 마음속에는 채워지지 않는 어떤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기 동성관계의 건전한 친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친구들과 모여서 밤을 세웁니다.
인간은 건강한 배우자와 함께, 또 참 친구들을 통해서 건강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참 친구가 있습니까?
그런데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내 친구라고 말씀하신 때가 언제입니까? 15절을 같이 한번 읽어봅시다. 요15:15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니라" 아멘.
언제부터 너는 내 친구라고 했습니까? 이제부터입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너희를 친구로 삼겠다. 그 이유는 내가 아버지께 들은 것을 너희에게 알게 하였다. 나와 너 사이에는 비밀이 없는 그때부터 너는 내 친구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많은 비밀을 말하였습니다. 그가 이 땅에 오신 이유,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성육신의 비밀, 가장 중요한 십자가의 비밀을 말하였습니다. 그의 죽음에 대한 비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말하였습니다.
여러분 참 친구, 깊이 있게 삶을 나누는 친구는 비밀을 말할 수 있는 친구입니다. 우리가 비밀을 말할 수가 있다는 것의 전제가 신뢰입니다. 신뢰가 없이는 아무도 비밀을 말하지 않습니다. 신뢰가 없는데 비밀을 말했다가는 큰일 나잖아요.
그런데 신뢰 할만하다는 확신이 서면 우리는 비밀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진짜 친구가 되는 겁니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약점, 내 인생의 실패, 내가 숨기고 있는 내 인생의 갈등, 이런 자기의 내면을 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정말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어디에서 이런 친구를 만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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