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과 자살
삼상31 ; 4~5
박 천수 목사 (나눔의 교회)
그리스의 시인 호머가 어느 날 길거리에서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호머가 그 아이들에게 “몇 마리의 고기를 잡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느 한 꼬마 아이가 “잡은 고기는 버렸고 잡지 않은 고기는 바구니에 넣어왔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아이의 말은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호머는 그 아이들의 말뜻을 밤새도록 생각하다가 자신의 우둔함에 절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호머의 자살동기가 이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기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목숨을 저버린다는 것은 때로는 너무나 단순한 문제로 고민하다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지난 두 주 동안 TV와 신문에서 10명이 넘게 자살한 사건을 보도를 통해서 접해보고 그들이 왜 자살하게 되었는지 뉴스 기사를 의미 있게 살펴보았습니다. 자살한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들이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는 복잡한 고민이었겠지만 너무나 단순한 이유 때문에 자살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입시생은 1등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에 투신자살했고, 어느 젊은이들은 결혼반대에 부딪히자 동반자살을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를 잃은 형제들이 쓸쓸함과 외로움에 비관 자살했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고독감속에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드 빚으로 인한 생활고 때문에 세 명의 자녀들과 투신자살한 사건은 가슴 아픈 사건이었습니다. 기타 그 외에 자살한 사람들의 이유와 변명은 있었지만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생각하면 자살하지 않아도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자살은 전 인류의 10대 사안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매일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경찰청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2002년도에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3천55명으로 2001년의 1만2천 2백 77명보다 무려 6.3%나 자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살을 한 사람들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비관자살이 3천 5백 96명, 가정불화가 8백 40명, 사업실패가 295명, 생활고로 인한 비관 자살이 968건이며, 성적비관으로 인한 자살이 273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10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이 1백 14명이나 자살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청소년 자살은 각 나라들마다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78초마다 한 명의 청소년들이 자살을 시도하고 1시간30분마다 한 명씩 자살하며 고의적인 사고까지 합치면 한 해에 2만 명이 자살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호주의 청소년들은 1주일에 1백 명 꼴로 자살기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의 스칸디나비아 3개국의 전체 청소년 가운데 5％가 자살을 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02년도에 3만 2천 1백 43명이 자살했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포함되어져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십대 청소년들이 자살한 수는 6백 15명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자살 증후군이 청소년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물질 문명시대에 물질을 중시한 나머지 인간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자살미학이 등장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보는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내용들이 생명을 경시하는 영향도 있으며 연예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죽으면 그 연예인들을 따라 같이 죽는 모방 자살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지난 봄 홍콩의 인기 배우 장국영이가 자살 했을 때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의 뒤를 따라 자살한 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현대그룹의 회장이었던 정 몽헌 씨가 투신자살 한 것을 보고 80대 노인도 따라 죽는 모방자살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주 예수 병원 김 인전 정신과 의사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공통적 특성은 어떤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자살 한다” 말했고, “참을 수 없는 심리적 고통과 절망과 무력감”등이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에도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네 사람이나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왜 자살을 하게 되었는지 성경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1, 사울의 자살
삼상 31:4~5절 말씀을 보면 사울의 자살 사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병기 든 자에게 이르되 네 칼을 빼어 나를 찌르라 할례 없는 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모욕할까 두려워하노라 하나 병기 든 자가 심히 두려워하여 즐겨 행치 아니하는지라 이에 사울이 자기 칼을 취하고 그 위에 엎드러지매 병기 든 자가 사울의 죽음을 보고 자기도 자기 칼 위에 엎드러져 그와 함께 죽으니라”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하게 되자 적군의 손에 죽는 것이 명예롭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칼을 취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나라의 왕이 적군의 포로가 된다는 것이 비참한 일이요, 나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한 나라의 왕이 스스로 자살한다 하더라도 전쟁에 패한 수치와 모멸감은 치유될 수 없으며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자살을 선택하기에 앞서 전쟁의 포로 된 백성들과 더불어 고난과 역경을 함께 하는 것이 책임 있는 리더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사울의 자살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울의 자살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자살이 또 다른 모방 자살을 만들었다는 이유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울 왕의 군졸이 왕이 죽는 것을 보고 똑같이 왕의 죽음을 따라 자살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살은 나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앗아가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사회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연예인들의 자살은 그들만의 죽음이 아니라, 그들의 죽음으로 청소년들에게까지 자살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수치심이나 모멸감이나 패배로 인한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아픔을 자살로 해결하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2, 아히도벨의 자살
성경에 나타난 두 번째 자살 사건은 아히도벨의 자살 사건입니다. 아히도벨은 개인적으로 다윗의 고문이었고 모략가 이었으며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삼하 16:23) 그러던 그가 다윗을 반역하고 다윗을 죽이려는 압살롬 편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알고, 또한 왕을 배신한 자신의 삶이 위태로울 것을 직감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스스로 목메어 자살하였던 것입니다.
그 사실이 삼하 17:23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히도벨이 자기 모략이 시행되지 못함을 보고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기 집에 이르러 집을 정리하고 스스로 목메어 죽으매 그 아비 묘에 장사 되니라”
아히도벨의 자살처럼 오늘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자신의 사업이나 자신의 계획들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아니할 때 자살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인생의 삶은 자기 뜻과 계획대로 완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인생임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만 되어진다면 이 세상에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지요? 그러나 우리는 내 계획이나 뜻대로 되어지지 아니하는 그 일을 통해서 삶의 새로운 교훈을 깨닫고 하나님께서 나를 향한 새로운 계획이 있음을 발견하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내 뜻을 추구하기보다 하나님의 뜻을 찾아 그 뜻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보람된 인생임을 알고, 비록 내 뜻이 이루어지지 아니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며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인생을 살아갈 때 우리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일하시고 그 계획을 완성하시며 축복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불확실한 미래가 우리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3, 시므리의 자살
시므리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5대왕으로 7일간 통치했던 비운의 왕이었습니다. 그는 야심가였으며, 권력에 사로잡힌 사람이었습니다. 그 결과 자기의 왕을 암살하고 디르사에서 스스로 왕이 되었으나 백성들이 오므리를 왕으로 세우게 됩니다. 오므리는 군사들과 백성들의 환호를 등에 업고 디르사를 점령하게 되자 시므리는 왕궁에 불을 지르고 그 불 가운데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주전 885년 7일간의 왕 노릇을 끝내고 자살한 왕이었습니다.
그가 자살한 사건이 왕상 16:18절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므리가 성이 함락됨을 보고 왕궁 위소에 들어가서 왕궁에 불을 놓고 그 가운데서 죽었으니”
시므리가 왕궁에 불을 놓아 자살한 것은 백성들이 그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왕궁을 방어할 군사들이 없기 때문이며, 그가 체포되었을 때 그가 엘리 왕에게 행했던 굴욕적인 행동이 자신에게도 임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살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 사건을 통해서 알아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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