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 마가복음15:33-43 2004. 4. 4 종려주일 낮
제목 : 너 거기 있었느냐? 찬송 : 53, 510, 136
오늘을 종려주일이라고도 하고 고난주일이라고도 합니다. 예수께서 새끼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겉옷을 길에 펴기도 하고 종려나무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 나귀를 타시고 입성하시는 그리스도의 앞뒤에서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하신 날입니다.
이날부터 시작해서 한 주간을 고난주간이라고 합니다. 고난주간의 첫날이 종려주일인데 오늘은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고난받으신 사건을 중심해서 "너 거기 있었느냐?"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1. 너 거기 있었느냐? 고난의 자리에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다가 붙잡히시어 고난 당하실 때 제자들은 그 고난에 함께 동참하지 못하였으며, 그 역사적 현장에 있지 않았습니다.
가룟 유다는 스승인 예수를 배반하여 제사장들에게 그를 넘겨주었습니다.
주님은 유다를 신임하셔서 재정을 맡기셨는데 그는 배반자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떠났습니다. 결국 그의 생애는 자살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마26:24에 "인자는 자기에게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고 했습니다.
그 외의 다른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체포되시자 모두 도망가 숨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마26:31-35에 보면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오늘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베드로가 가로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 하니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그중 베드로 혼자만이 용기를 가지고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 뜰까지 예수님을 따라 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대제사장의 하녀 앞에서 세 번씩이나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그 때에 닭 우는소리가 들리면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세 번 나를 모른다 할 것이라는 말씀이 생각나서 나가 심히 통곡했습니다. 그렇게 가슴아파했고 후회도 했지만
그러나 그는 예수님이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달리시는 현장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운명하신 후 그의 시신을 장사지낼 때에도 그는 거기에 없었습니다.
5병2어 기적을 베풀었을 때 장정만 5,000명이었으나 뿔뿔이 흩어지고 12제자만 남았습니다. 주님은 너희도 가려느냐 라고 했을 때 베드로는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이까"(요6:68) 했지만 그는 고난의 자리 거기 없엇습니다.
물론 다른 제자들도 전혀 그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막14:51-52에 마가는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오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고 하였습니다. 주님 나라에서 좌 우편 자라를 요구하던 세베데의 두 아들도 거기 없었습니다.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그의 무덤에 장사지낼 때에 그 일은 마땅히 제자들이 했어야 할 일이었지만, 제자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안식 후 첫날 이른 새벽 여인들이 무덤에 달려갔을 때도 제자들이 앞장섰어야 할 일인데도 그들은 두려워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빈 무덤에서 끝까지 남아 울고있던 사람이 제자들이 아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에게 나타나셨고, 부활 후 가장 먼저 예수님을 만난 여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제자들은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그 현장에 없었습니다. 모두 피하여 숨었습니다. 마땅히 함께 참여했어야 할 고난과 부활의 현장에 제자들은 없었던 것입니다. 3년이나 예수님을 따르면서 배우고 놀라운 기적들을 체험했으면서도 그가 당하실 고난의 자리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2. 너 거기 있었느냐? 꼭 있어야 할 자리에
근대사의 한국의 역사는 그리스도인이 앞섰습니다. 교회가 있었습니다. 한달 전에 삼일절을 지냈는데 3.1운동 때는 그래도 교회가 앞장서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6.25전란 때에도 교회는 민족을 살리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가 꼭 있어야 할 자리에 빠져 있습니다. 4.19 학생혁명, 5.16 군사혁명, 군사정권이 들어섰을 때, 민주화 운동이 전개될 때 대부분의 교회들은 침묵하였고,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 있었던 제자들처럼, 철저하게 교회당 속에만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정교분리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정치에 무관심하려고 했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어용단체로, 어용목사로 이용을 당하면서도 침묵했습니다.
그러다가 장로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니까 교회는 정치에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정교분리원칙을 주장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선거운동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결국 장로 대통령을 당선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서로가 공치사를 하면서 어깨에 힘을 준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다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잘못한다고 욕을 먹으니 같이 욕을 하고 숨어버립니다.
이것은 고난의 현장은 숨어 피하고 영광 받는 자리에는 앞장선 꼴이 된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이 영광의 자리에 오르실 것을 자기들 멋대로 상상하면서 그때에 차지할 자리다툼을 하다가 막상 그가 붙잡혀 가시자 모두 도망가 버리고 말았던 일을 연상하게 됩니다.
오늘의 한국 교회도 고난 당하는 역사의 현장에서는 다 숨어 버리고 영광 받는 자리에는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것입니다. 4월 15일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기독당이 창당이 되어 목사도, 장로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합니다. 고난의 자리에는 침묵하고 얼굴도 안 내밀더니 세속정치, 세속권력이 그렇게도 좋았던지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오랫동안 어려움을 당하는 교회에는 힘든다고 기피합니다. 땀흘리는 잃은 회피합니다. 돈 들고 희생하는 일엔 빠져버리고 맙니다. 여기저기 눈치를 보면서 꼬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일을 다해 놓으면 나타나서 영광을 얻으려고 합니다. 내가 그때 뭘 했다고 자기 공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3년 동안이나 교회가 고난을 당할 때, 교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할 때, 일군이 부족하니 같이 봉사하자고 했을 때 너 거기 있었느냐 너 무얼 했느냐 라고 물어봅니다.
"거기 너 있었는가?" 이 물음에 우리는 대답할 말이 없고 그저 그 일만 생각하면 떨릴 뿐입니다 라고 고백할 수밖에 달리 할말이 없습니다.
찬송가 136장은 바로 고난의 현장을 피하여 숨어 있었던 제자들이나 오늘 우리 교회 성도들이 부르면서 자기를 반성해야 할 찬송입니다. 한 번 불러봅시다.
1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가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2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가 그 나무 위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3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해가 그 밝은 빛을 잃을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4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를 그 무덤 속에 누일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5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가 그 무덤에서 나올 때
오 때로 그 일로 주께 영광 영광 영광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3. 고난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엉뚱하게도 그 고난의 현장에 전혀 예상치 않았던 사람들이 참여하였습니다.
구레네에서 올라온 시몬은 뜻하지 않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갔던 사람입니다. 구레네 시몬의 고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월절 축제 분위기와는 다른 흥분에 예루살렘 거리는 술렁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몰려 성문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나도 그 뒤를 따라 갔습니다. 거기엔 세 사람의 죄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중 한 분이 십자가를 지고 가다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로마 병정들이 채찍으로 잔인하게 내려칩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대신 그 십자가를 지고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금방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로마 군인 하나가 나를 끌어내어 그 십자가를 대신 지게 하였습니다. 처음엔 당황하였지만 시골뜨기인 나는 별말 없이 골고다까지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습니다.
골고다 언덕 위에 죄수를 못박는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질 때 난 전율을 느꼈습니다. 로마 병정들이 십자가에 예수님을 못 박던 장면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의 피가 나무 십자가를 적실 때, 그 곁에서 예수님의 옷을 가지려고 제비뽑는 병정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심장 저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피끓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라고 하시면서 십자가 위에서 드리는 기도를 들었습니다. 갑자기 작렬하던 태양이 그 빛을 잃고 지진이 일어나고 소요가 일어났을 때에, 예수님께서 "다 이루었다"고 외치셨습니다. 나는 십자가 현장에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십자가 현장에 있었습니까?
예수님께서 운명하신 후 뜻밖에도 아리마대 요셉이란 사람이 나타나 당돌하게 빌라도에게 거서 그 시신을 자기에게 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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