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은 슬픔과 고통과 죽음이 끝이 나고 하나님의 새로운 은혜가 온 세상에 임한 큰 축복의 날입니다. 십자가가 옛 세상을 부인하는 진리라면 부활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진리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그 순간 사실상 십자가 안에서 옛 세상은 끝나고 부활에서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줄을 믿노니"(롬6:8)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구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임했다고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겠습니다.
1. 주님의 부활은 법보다 사랑이 더 큰 힘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안식일이 다하여 가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미명에"(1절)
주님의 부활은 안식일이 끝나는 주일의 시작입니다. 구약의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위해 주신 모든 법의 대표 격인 법인데 사람들이 이 법을 지킬 수가 없어서 죽음을 당하고 벌을 받아야 하는 부 자유의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안식일이 지난 다음날 주님을 부활케 하심으로써 사람이 법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한 용서와 은혜로 산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부활은 죄인을 구속하고 얽어매는 율법의 정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와 구원을 우리에게 말하여 주는 것입니다.
부활이라는 작품을 쓴 톨스토이는 ‘그대 영혼의 빈자리에’라는 작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외부적인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지극히 거칠고 확실하지 못한 오관에 의하는 인식이 있다. 그 인식의 방법에 의해 우리 내부에 형성되는 것은 우리들의 앎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가지로 다른 감각을 주는 혼돈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에 대한 사랑에 의하여 자신을 알고 자기 이외의 것에 대한 사랑에 의하여 그것을 아는 것, 즉 자기 이외의 삶들, 동물, 식물, 그리고 돌에 이르기조차 사랑하는 것이다. 이 인식의 방법에 의하면 온 세계를 내부로부터 알게 되고, 우리들의 앎에 의하여 세계는 아름답게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파괴된 것의 재건이요, 모든 존재 결합의 부활이다. 즉 자기로부터 나와서 다른 것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만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는 신과 화합하고 만물과 화합될 수 있는 자이다.”
장발장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쟌발잔은 굶주려 죽어 가는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치다가 잡혀 감옥에 갑니다. 그러나 조카들이 궁금해 감옥에서 탈출을 하게 됩니다. 그는 다시 잡혀 이로 인해 장기 복역을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랫동안 감옥에 있던 그는 천신만고 끝에 다시 탈옥을 합니다. 배가 고프고 추위에 떠는 그를 맞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쟌발쟌은 길거리를 헤매다가 어느 성당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마음 착한 사제를 만나 사람대접을 받습니다. 따뜻한 식사와 잠자리를 얻은 그는 피곤한 몸을 침상에 뉘이고 깊은 잠을 잡니다. 한 밤중이 되어 잠을 깬 그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날 식탁에 놓여 있던 금 촛대를 자기가 잠자고 있는 방 다락에 보관하였다는 것을 상기합니다. 그는 가만히 일어나 다락을 올라가 그 금 촛대 잔을 훔쳐 달아납니다.
그러나 그는 곧 경찰에 다시 체포 되었습니다. 경찰은 그를 데리고 사제관으로 찾아 와서 확인을 합니다. 이때 신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 이 촛대는 내가 쟌발잔 씨에게 준 것입니다. 그런데 왜 금전들은 가져가지 않고 촛대만 가져갔습니까? 여기 있는 금전들도 가지고 가십시오.” 이 말에 쟌발잔은 감격하고 놀랍니다. 그 후에 그는 새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사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됩니다.
법은 죄를 짓는 사람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모든 사람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 법은 ‘하라’는 것 보다 ‘하지 말라’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하라’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법은 사람들에게 평안을 주지만 그것 보다 공포와 불안을 줍니다.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평안과 행복을 줍니다. 법은 일시적이지만 사랑은 영원한 것입니다. 법은 사람을 차별하여 죄인과 의인을 나눕니다. 그러나 사랑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접합니다.
주님은 법 때문에 죄인처럼 사형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부활을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법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원인 제공자인 죄악을 이겼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2. 주님의 부활은 세상 권세에 대한 영원한 승리입니다.
"주의 천사가...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앉았는데"(2절).
주님을 막고 있는 돌문은 단순한 돌문이 아니라 빌라도와 대제사장이 인봉한 돌문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권세를 의미하는 로마의 권세가 인준하고 종교의 최고 권위인 대제사장의 인봉이 찍힌 돌문인 것입니다. 즉 세상의 권력과 종교적 권력이 예수님의 무덤을 인봉한 것입니다. 만일 누가 그 인봉을 떼면 그것은 곧 국권과 교권에 대한 반역 행위로써 죽어 마땅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세상의 물리적인 권세와 정신적인 권세가 힘을 합해 기정사실화하고 그 죽음을 절대화한 의미가 이 인봉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절대 권력을 하나님께서는 여지없이 깨뜨려 버렸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그 돌문을 열어젖힌 것입니다. 이것은 로마와 유대의 권세가 주님의 부활 앞에 완전히 패배한 것을 말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세상 권세에 대한 영원한 승리입니다.
오래 전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경계선 문제로 장기간 분쟁을 계속했습니다. 이 같은 분쟁은 급기야 무서운 유혈 사태로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1900년 부활절 아침 아르헨티나의 한 사제가 그리스도의 부활 및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사이에 형제의 우정을 맺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론했습니다. 그는 이 같은 강론을 아르헨티나 각지에서 했을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 칠레까지 가서 했습니다. 그의 이 같은 노력으로 두 나라는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무기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군함은 상선으로 개조되었으며 무기를 만들던 공장은 공업학교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두 국민 사이에는 신뢰가 생겼고 그리하여 대포를 녹여서 그리스도 상을 만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드디어 1904년 3월 13일 동상의 제막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전에는 적이었으나 이제 두 나라 백성들은 동포에게 느끼는 사랑을 서로 서로 교감하였습니다. 동상이 제막되고 태양이 질 무렵 두 국민은 무릎을 끊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동상 밑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구주 예수의 발 밑에서 끝까지 유지하기로 서약한 평화를 만약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깬다면 즉시 이 상들은 산산조각으로 깨어져라.” 그 때 모세나 자라 사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단지 아르헨티나와 칠레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우리들은 이 기념상을 세계에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것에 의해서 세계는 확실히 인류에게 미칠 평화에 관해서 큰 교훈을 배울 것입니다.” 그 후로 90년의 세월이 흘렸으나 이 그리스도상은 지금도 여전히 무언의 설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3. 주님의 부활은 사망 권세에 대한 영원한 승리입니다.
"그의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6절).
죽음은 사탄의 최후의 무기입니다. 사람들은 죽기를 무서워하여 일생 동안 죽음의 종노릇을 한다고 히브리서 기자는 말하고 있습니다.(히2:15)
그러나 주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 사망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15:55) 라고 승리의 선포하셨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사망에 대한 영원한 승리입니다.
어느 교회에서 부활절 칸타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연습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모두가 성의를 다해서 힘껏 불렀습니다. 합창 순서가 지나가고 소프라노 독창을 할 차례였습니다. “내 주는 살아 계시고”라는 가사로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독창을 맡은 여자는 음악적인 기술이 원숙했습니다. 호흡 조절도 완벽했습니다. 음정도 정확하고 발음도 똑똑해서 듣는 사람들에게 잘 전달이 되었습니다. 그는 마지막 음절까지 아주 자신만만하게 다 불렀습니다. 노래를 마치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지휘자에게로 모아졌습니다. 아마도 “잘 불렀습니다!” 또는 “아주 훌륭했습니다!”라는 찬사가 지휘자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 모두가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지휘자는 그 자매를 향하여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듯 이렇게 물어 보았습니다. “자매여! 그대는 진정 주님께서 살아 계신다고 믿습니까?” 그 소리를 듣고 자매는 선뜻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믿고 말고요!” 그러자 지휘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정말로 살아 계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불러 주세요. 자매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그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마음에서 우러나는 찬양을 불러 주세요!” 그 소리에 여자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살아 계셔서 지금도 함께 하시며 자신의 찬양을 받고 계심을 느끼는 마음으로 다시 불렀습니다. 듣는 사람들이 다 감격해서 울었습니다. 노래가 끝난 후 지휘자도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했습니다. “자매는 정말 예수님께서 살아 계신 것을 알고 있군요. 자매의 노래가 그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어요!”
그렇습니다. 주님의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영원한 새 생명을 얻으셨을 뿐 아니라 이 사실을 믿는 우리들에게도 사망 권세를 이기고 영원한 생명을 가지도록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영원한 생명은 “(계21:1)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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